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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제목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나

순위표를 아무리 봐도 안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제목에 쓰인 단어를 세어 보면 그게 보입니다.

플랫폼 순위표는 누구나 봅니다. 그런데 순위표를 오래 본다고 흐름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1위가 바뀌었다는 사실은 알려 주지만, 지금 독자가 어떤 말에 반응하는지는 알려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박은 순위와 함께 제목에 쓰인 단어를 셉니다. 웹소설 트렌드 페이지가 하는 일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모으나

네이버 시리즈와 문피아의 순위를 하루 두 번 수집합니다. 모을 때마다 한 벌을 통째로 저장해 두기 때문에, 어제와 오늘을 견주어 순위가 오른 작품과 내린 작품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위권 제목들을 쪼개 어떤 단어가 몇 번 나오는지 셉니다.

표지 그림은 가져오지 않고, 작품으로 가는 길은 원래 플랫폼으로 연결합니다. 우리가 세는 건 어디까지나 공개된 순위와 제목입니다.

단어를 세면 보이는 것

첫째, 관습어의 수명. 어떤 말은 한 시즌을 넘기지 못하고, 어떤 말은 몇 년째 자리를 지킵니다. 두 종류를 구별하는 유일한 방법은 시간을 두고 세어 보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의 순위표로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둘째, 포화 신호. 어떤 단어가 순위권 제목의 상당수를 차지하기 시작하면, 그 소재는 이미 붐비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 들어가면 비슷한 작품 수십 편과 같은 화면에 놓입니다. 들어갈지 말지는 작가가 정할 일이지만, 붐빈다는 사실 자체는 알고 들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셋째, 플랫폼의 성격 차이. 같은 날 같은 방식으로 세도 두 플랫폼의 상위 단어는 꽤 다릅니다. 어디에 연재할지 고르는 일이 곧 어떤 독자에게 말을 거는지를 고르는 일이라는 게 숫자로 드러납니다.

트렌드를 쓰는 법, 그리고 쓰지 않는 법

숫자를 보고 소재를 정하는 것은 대체로 나쁜 방법입니다. 지금 붐비는 말은 이미 지난 유행일 가능성이 높고, 남이 잘 쓰는 소재를 억지로 붙잡으면 자기 강점이 사라집니다.

트렌드가 실제로 쓸모 있는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 제목을 정할 때. 내용은 내 것으로 쓰되, 독자가 지금 알아듣는 말투로 제목을 붙입니다.
  • 소개글의 첫 두 줄을 쓸 때. 무엇을 기대해도 되는 이야기인지 빠르게 알려 주는 문제입니다.
  • 연재처를 고를 때. 내 작품의 결이 어느 쪽 독자와 맞는지 가늠합니다.

정리하면 트렌드는 무엇을 쓸지가 아니라, 쓴 것을 어떻게 내놓을지에 쓰는 자료입니다.

매일 조금씩 쌓입니다

트렌드 페이지는 계정 없이 열립니다. 하루 두 번 갱신되고, 모은 날이 쌓일수록 비교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납니다. 가끔 들러서 어제와 무엇이 달라졌는지만 봐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다 봤으면, 원고로 돌아갈 시간입니다.